공지사항

한국균학회 창립 40주년 기념 회고록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2-12-11 06:49
조회
3903

(사)한국균학회
한국균학회 창립 40주년 기념 회고록



❙한국균학회 창립 40주년 기념 회고록❙


김 병 각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 생물학, 농학, 약학 및 의학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균학 연구자들이 1972년 12월 16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함춘원」에 있었던 교수회관에 모여 한국균학회(Korean Society of Mycology)의 창립총회를 개최하였다.

그 당시 9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균학회와 40여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균학회 등이 주동이 되어 「국제균학협회」를 창설하였고, 각국의 균학회가 단체로만 가입하게 되어 있어서 균학회의 창립이 불가피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었는데 이지열 교수(당시 서울여자대학교 교수)가 각 분야의 균학자들을 일일이 만나서 학회 창립의 필요성을 설명하였다. 드디어 1972년 12월 9일에 발기인회를 교수회관에서 개최하였다. 여기에서 창립준비위원으로서 김삼순 박사(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일본 북해도대학 농학박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농학박사), 정후섭 박사(서울대 농대교수, 미네소타대학교 식물병리학박사), 이지열 박사(당시 서울여대교수, 동경교육대학 이학박사, 후에 전주교육대학 학장 역임), 이두영 박사(한국발효화학연구소장), 김종협 박사(당시 한국원자력연구소, 후에 동덕여자대학교 총장 역임), 임정한씨(고려대 생물학과 졸업, 동구여자상업고교 교사 역임, 한국균심연구소장), 그리고 필자가 선출되었다. 준비위원회에서는 회칙 초안을 만들고, 창립총회의 개최를 준비하여 원만히 학회가 창설되도록 추진하였다.

창립총회에서는 초대 회장에 김삼순 박사, 부회장에 정후섭 박사와 필자가 선출되었다. 학회 창립의 주동자였던 이지열 박사는 스스로 총무간사가 되었고, 재무간사에 임정한씨, 편집간사에 최태주씨(당시 연세대학교 의대 미생물학교실 근무, 후에 캐나다 이민하여 브리티쉬 콜롬비아대학교에서 근무: 단국대 김성환 교수 확인)를 임명하였다. 그 밖에 이사 19명, 감사 2명, 편집위원 6명을 선출하였다.

이리하여 「한국의 균류 연구」라는 주체적 기폭을 높이 세우고 한국균학회는 마침내 역사적 출범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오랜 역사를 과시하는 영국균학회나 미국균학회에 비하면 가냘픈 햇병아리지만 이제부터 뒤따라가기로 용감히 나선 것이다.

우선 한국균학회가 당면한 과제로서는 국제균학협회에 가입하는 일과 학회지 창간, 연구발표회와 학술강연회 및 공동채집회 개최 등의 사업이었다. 그리하여 우리 균학회는 이듬해 1973년 7월 3일에 국제균학협회에 단체회원으로 정식 가입되었으며, 그 당시 15개국 회원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 사실은 국제균학협회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에 공고됨으로서 공식화되었음을 알았다.

뿐만 아니라 초도 이사회를 1973년 2월 28일에 교수회관에서 개최하였고 제1회 월례회를 4월 28일에 개최하여 김삼순 박사의 「송이버섯의 장래」, 김종협 박사의 「국제균학협회 참석 보고」, 이지열 박사의 「일본균학회 참가 보고」라는 강연을 발표하였다. 제2회 월례회는 5월 19일에 수원에 있는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연구소(당시 식물환경연구소)에서 김동수 과장의 「양송이 재배에 관한 연구」, 정후섭 박사의 「도열병균의 포자형성」에 관한 학술보고가 있었고, 「양송이의 생태」라는 농촌진흥청에서 특별히 제작한 과학영화를 시사함으로써 이 학술발표회를 더욱 빛나게 하여주었다.

7월 14일에는 제3회 월례회를 이례적으로 서울 용두동에 위치한 동아제약주식회사 강당에서 개최하였으며, 김홍식 교수(서울대 의대 부속병원 피부과장)가 「한국의 진균피부질환의 변천」에 관하여 특별강연을 하였고, 이병국 부장(동아제악)이 「토양에서 분리한 Penicillium속이 생산하는 Cellulase의 연구」에 대하여 보고하였다.

순수학술지인 「한국균학회지, Korean Journal of Mycology」는 1973년 6월에 창간되었으며, Biological Abstracts 등의 국제적 초록집에 게재되었다. 이 학회지에 실릴 광고를 모집하기 위하여 이지열 교수와 필자는 동아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한독약품 등의 제약회사를 직접 방문하여 광고를 받아오기도 하였다.

균학의 국제적 교류를 실천하기 위하여 일본 균학계의 대가인 「인도오 히로하루」박사, 「쭈바끼 게이수케」 박사, 그리고 「홍고 쭈꾸오」 박사를 초청하여 서울과 수원에서 각각 월례회와 학술강연회를 개최하였다. 인도오 교수는 일본균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쭈바끼 박사는 당시 국제균학협회의 이사였다.

국제균학협회의 제2회 총회는 1977년 8월 2일 미국 플로리다주 템파시에서 개최되었는바, 한국 대표로서 정후섭 회장, 이지열 부회장, 정봉구 이사(당시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연구소), 그리고 홍순우 교수(서울대 자연대)가 참석하였다. 특히 정 회장이 제출한 「아시아지역위원회 창설 동의안」이 만장일치로 결의되어 그 결성을 마무리 지었다.

1981년 여름, 미국균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총회가 Indiana대학교에서 개최되었는데, 필자가 한국균학회 회장(1979~80)으로써 축사를 한 바 있다. 영국균학회 회장도 참석하여 축사를 하였다. DNA의 2중 나선구조를 증명하여 Nobel상을 받은 James Watson 박사가 Indiana 대학교 출신이다.

한국균학회는 창립 이래 꾸준히 발전하여 오고 있음을 볼 때 창립 멤버의 한사람으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